‘사계절 연극제’의 봄, 3월 공연 후기 // [햄릿]

‘사계절 연극제’의 봄, 3월 공연 후기 // [햄릿]

쓰고싶다면 쓸 수 있는 많은 표현들과 다양한 유형의 극찬도 있겠지만 공연 소개 팸플릿상 윤서비 연출님의 글에 제시된 비유를 단순화시켜 공연에 대한 평을 내리자면…요리의 맛과 고기 구이의 정도는 그 요리를 보고 먹는자들에게 정확히 쉐프가 의도했던대로 전달된것 같다. 이런 “뚜렷한” 전달 자체만으로도 공연 구성원들에게 찬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낼만 하지만 여기에 더하여 쉐프가 envision 한, 전달하고자 하는 요리 그 자체, 거기에 담긴 메시지, 그리고 그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선택이 열악하다고 할 수도 있는 조건과 환경임에도 불구하고(“귀여운 수준의 제작비”), 아니, 어쩌면 그런 조건들과 환경 자체를 활용하고 이용하여 탁월했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관람한 많지 않은 공연들 중 지금까지는 제일루 마음에 들었고, 편했다. 편했다고 해서 쉬웠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고전임에도 불구하고 그 거대한 명작을 부담스럽고 어렵게 (어깨에 힘을 주고)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관객인 나는 불편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또, 쉽게 말하자면 “연극”공연에서 흔히 보게되는 ‘오버’가 없었다. 불필요한 꾸밈 없이 깔끔하고 솔직하고 신선했다. 지혜롭고 효과적인 절제의 연기와 연출(자연스러움…)이 반갑고 감사하게 느껴지는 공연이였던것 같다. 이러한 정도조절 자체가 도전적이고 세련되고 멋있어보였다. 한국과 연기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까지 말하면 주제넘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 내 자신이 절대 전문가가 아닌 걸 충분히 아는 일개 관객으로서 나는 그렇게 느꼈다.

그런 느낌…스테이크는 약간 rare하게 먹어야지 제맛이야…라는 말을 듣고 모든 식당이 언젠가부터 큰 육회 덩어리급 “스테이크”를 서빙하는 시대에 채식주의자가 되버릴까 고민하던 와중 오랜만에 제대로 구워진, 맛있게 요리된 스테이크를 서빙 받아 맛난 식사와 함께 감동까지 먹은…그런 느낌?

이세승님의 공연 또한 관객과 예술에 대한 respect를 지킴으로 격이 있고 뜻이 담긴 노출과 움직임을 보여주신것 같다. 어린 햄릿이 말로 표현 못했을 수도 있는 가슴앓이와 혼란, 답답함, 오기(?), 포기(?) 등의 복잡미묘한 감정들의 신체적, 움직임적인 표현을 통해 햄릿이라는 캐릭터와 햄릿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다시한번, 그리고 새롭게 사색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나홀로 과대해석하고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건 인정…ㅎ 그래도 여러모로 여운이 남는 공연이였다.

공연은 약 2시간이 조금 넘어 끝이 났는데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을 뿐만이 아니라 막이 내려짐을 알려주는 밝아지는 조명과 입구쪽 열리는 커튼소리에 “엇…계속 보고싶은데…”라는 아쉬운 마음을 들고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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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함께 보내고 있던 하루를 예상치도 못했던 보람있는 하루로 만들어준 공연이였다. 좋은공연에 너무 감사하고 가을이 기대된다. To be. 화이팅.

 

#사계절연극제 #햄릿 #연극 #공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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